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종교계 21세기비전/'월드비전']교파―국경 초월해 나눔실천

입력 | 2000-06-01 19:30:00


‘이제 우리가 세계를 향해 사랑의 빚을 갚아야 할 때다’

‘월드비전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중 국내 고아와 미망인을 돕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 목사와 한경직(韓景職)목사 등 한국교회 지도자와 협력해 세운 초교파적 구호단체.

1950년 설립당시부터 줄곧 해외후원자의 도움을 받았던 월드비전 한국은 91년에 들어서 국내후원금이 증가하면서 해외후원을 받지 않게 됐고 92년부터는 오히려 해외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해외사업을 막 시작했을 때 많은 후원자들이 사무실로 항의전화를 했습니다. ‘국내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은데 왜 해외에 있는 사람들까지 도와야 하냐’며 ‘후원을 중지하겠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어요.”(박은경·홍보팀장)

박팀장은 그 전화를 받던 때를 회상해보면 약 10년동안 세상이 크게 변한 것을 실감하고 있다. 월드비전 한국은 현재 움막집 흙바닥에서 새끼짐승과 함께 잠을 자고 하루 한번 죽을 끓여 먹는 것이 고작인 1만5000여명의 최빈국 어린이를 돕고 있다. 94년부터는 북한에도 눈을 돌려 국수공장과 수경오이재배 농장을 지어 제공했다.

월드비전 한국은 91년 ‘사랑의 빵’이라는 저금통을 활용, 모금을 시작했다.

많은 후원자들이 저금통을 통해 따뜻한 정을 보여줬다. 아기 돌반지를 저금통에 넣은 사람, 천만원짜리 수표를 무기명으로 넣은 사람. 출산중 사망한 부인에 대한 병원의 위로금을 전액 기증한 사람….

하지만 작년 사업비(약 200억원)의 사용내역을 보면 국내사업 76%, 해외사업 17%, 북한사업 7%로 아직도 해외사업과 북한사업은 국내사업에 비해 비중이 매우 작다.

오재식(吳在植) 회장은 “국내구호에 치중한 사업구조를 보면 아직도 세계를 향한 사랑의 비전을 가졌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해외사업과 북한사업의 비중을 더욱 늘려 수년내로 국내사업보다 커지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100여개국에서 지부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비정부조직(NGO). 한국을 비롯한 한자권 국가는 선명회란 이름을 사용하다가 98년부터 월드비전으로 이름을 통일했다.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