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를 모르면 21세기 경영은 없다 노먼 오거스틴·케네스 아델만 지음/푸른샘펴냄▼
‘아이비리그의 MBA 과정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으로 리더십을 강의한다’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영국 크랜필드 경영대학원등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는 실험적인 수업이다. 왜 셰익스피어인가. 첫째, 그의 작품들은 온라인비즈니스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인간감정’ ‘관계의 긴장’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다. 둘째 작품속에 매니저 컨설턴트 중개인 고객등 실제 비즈니스의 주역들을 빗댈만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연극에서 본받을만한, 혹은 꼭 피해야할 인물형과 태도를 가려낸다. 대사들을 비즈니스맨을 위한 경구로 재해석한 재치도 탁월하다. 원제는 ‘Shakesphere in Charge’.
▽‘헨리5세’의 헨리5세〓“우리의 눈은 상상력을 뒤좇아 간다”
탁월한 리더형. 부하들에게 사기를 진작시키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한다. 놀라운 상상력으로 수적으로나 기량면에서 결코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프랑스군을 물리친다. 현대의 비슷한 인물은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창업주 제프 베조스.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남편 페트루치오〓“생소한 변화에도 입을 맞춰라”
변화 주도형.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사업상 일어나는 많은 실수가 너무 빨리 변화하기 때문이 아니라, 좋다고 여겨지는 한 가지 생각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줄리어스 시저’〓“그의 일생을 통해 그의 임종만큼 훌륭한 업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승계와 관련해 확실한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 그 비극적인 실패사례가 바로 후계자를 양성하지 못하고 암살된 시저와 그의 죽음 후 로마제국의 혼란.
▽‘베니스의 상인’의 안토니오〓“위험을 무릅쓰는 모든 자는 대가를 바란다”
경영자가 모든 것을 걸고 투자를 하면 특히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기 쉽다. 처음의 아주 작은 구멍이 엄청난 파국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햄릿’의 클로디어스〓“혼란은 스스로 걸작품을 만들어왔다”
경제잡지 ‘포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CEO중 89%가 사업상의 위기는 죽음이나 세금처럼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한다. 클로디어스는 형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악인이기는 해도 예상치 못한 위기에 대응하는 데는 달인. ‘나를 시험에 들게 하라’며 위기의 파도타기를 즐긴다.
홍윤주 옮김. 271쪽. 9500원.
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