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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매덕스-클레멘스 첫 대결…'소문난 잔치로'

입력 | 2000-06-04 19:39:00


내셔널리그의 그레고리 앨런 매덕스(34·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아메리칸리그의 윌리엄 로저 클레멘스(38·뉴욕 양키스).

미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두 거물이 4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인터리그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결과는 '소문난 잔치'. 10여년간 양대리그의 간판스타로 불꽃튀는 라이벌 관계를 지속해온 이들은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채 배팅볼 투수 로 전락하고 말았다.

'컴퓨터 제구력'의 매덕스가 92년부터 4년연속, '로킷맨' 클레멘스가 통산 5번 등 둘이 합쳐 사이영상만 9번을 수상했지만 이날은 약속이나 한 듯 6회를 넘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승패없이 19안타와 볼넷 7개를 내주며 13실점을 합작.

결국 승부는 홈팀 애틀랜타가 11-7로 재역전승을 거뒀지만 터너필드를 꽉 메운 4만8000여팬들은 승리의 기쁨보다는 어이없이 무너진 에이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원인은 단 한번도 그라운드에서 만난 적은 없었지만 80년대부터 이어져온 이들의 지나친 경쟁심 때문이라는 평가.

클레멘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1m93,105㎏의 거구에서 뿜어져나오는 160㎞의 강속구로 매덕스의 데뷔 첫 해인 86년에 이미 24승4패의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며 3시즌만에 투수 최고의 영예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MVP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매덕스는 입단후 시카고 커브스에서 꾸준히 10승대의 성적을 올렸지만 제구력 투수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그는 92년 프리에이전트의 자격이 생기는 입단 7년차가 되어서야 제구력 변화구 체인지업의 삼박자로 마운드의 교과서 라는 찬사를 받으며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

그러나 커브스는 '보물'을 앞에 두고서도 딴전을 피우는 엄청난 실수를 했다.

당시 매덕스는 클레멘스를 의식해 "그가 받는 만큼만 주면 재계약을 하겠다"고 했지만 커브스는 "차라리 그 돈으로 미래의 클레멘스를 발굴하는 것이 낫겠다"며 협상을 깨고 말았던 것.

여기서 매덕스와 클레멘스의 지나친 라이벌 관계가 시작됐다는 결론이다.

한편 매덕스는 이날 7실점하긴 했지만 올해도 7승1패 평균자책 2.71의 정상급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6실점한 클레멘스는 4승5패에 평균자책은 4점대(4.18)로 올라갔다.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