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3일 “한국정부가 대우문제와 관련, 시장이 재벌의 진퇴를 결정하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며 “현대그룹의 개혁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쾰러총재는 또 한국경제가 제2의 경제위기를 겪을 수 있는 조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으며 제2 위기설에 대해서 한국국민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방한한 쾰러총재는 3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 총재를 잇따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쾰러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위기극복 성과를 시종일관 높이 평가하면서도 “기업과 금융 구조개혁이 완수될 때까지 지금 갖고 있는 개혁의 역동성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특히 재벌개혁과 관련해 “대우처리에서 한국정부가 보여준 정책노선을 현대그룹 처리에도 그대로 견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쾰러총재는 이어 “김대중대통령은 경쟁력을 회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조화를 이뤄 경제를 끌어가도록 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는 데 대해 가장 큰 감명을 받았다”며 “북한이 IMF가입 신청을 할 경우 남북관계의 진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취임 이후 3번째 방문국으로 한국을 찾은 쾰러총재는 주요 정부인사를 면담한 뒤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4일 오후 다음 방문국인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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