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찬피동물’이 아닙니다. 더워서 일을 못하겠어요.”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공무원들의 하소연이다. 이른 더위에도 불구하고 행정자치부 산하 청사관리소가 에너지절약을 이유로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무실 책상마다 벌써 개인 선풍기들이 돌아가고 있다. 9급 직원에서 1, 2급 국실장들까지 예외가 없다.
이들은 “청사 건물의 냉난방이 중앙집중식이어서 창문이 거의 없고 사무실이 비좁아 컴퓨터나 복사기의 열까지 더해져서 바깥 기온이 섭씨 26도면 체감기온은 30도를 웃돈다”고 입을 모은다.
한 공무원은 청사관리소 홈페이지에 “여름만 되면 너무 더워서 서로 짜증을 부려 일할 의욕마저 잃는 경우가 많다”며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업무 효율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글을 띄웠다.
한 사무관(33)은 “더위를 쫓기 위해 거의 1인당 1대꼴로 선풍기를 틀고 있는데 오히려 에너지절약에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청사관리소측은 “에너지난에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할 수밖에 없다”며 “중앙냉방을 하루 안하면 약 120만원 절약돼 개인별 절전보다 훨씬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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