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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라이프]"체력이 경쟁력" 운동 열풍

입력 | 2000-06-04 20:49:00


내 건강은 내가 책임진다. 테헤란로 서울밸리에서 헬스클럽을 찾는 벤처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인터넷 경매회사인 옥션에 근무하는 권은경대리(27)는 시간이 날 때마다 헬스클럽을 찾는다. 권대리는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보니 어깨나 등 근육이 뭉치고 몸무게도 꽤 불어난 것 같다”며 “스스로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회사앞 헬스클럽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벤처직장인들은 업무 특성상 밤낮이 따로 없고 밤샘도 하루 걸러 한 번씩인 경우가 태반. 불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해치기 일쑤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M·F·Gym헬스클럽의 최상오강사(28)는 “올들어 회원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고객은 대부분 인근 벤처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로 나이는 2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빌딩 지하층이 헬스클럽으로 개조되는가 하면 벤처기업의 근무시간에 맞춰 24시간 영업하는 헬스클럽도 몇 군데 생겨났다.

벤처인들이 즐기는 운동종목은 다양하다. 신세대답게 재즈댄스를 하거나 테크노댄스클럽에서 춤으로 몸을 푸는 ‘춤파’가 있는가 하면 수영 에어로빅 등 ‘정통파’도 있다.

한별텔레콤 정영란과장(30)은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몸으로 느껴져 주위 직원들의 권유로 퇴근시간 후 재즈댄스를 하게 됐다”며 “운동을 한 뒤로 몸도 좋아지고 생활에 활기가 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직원들의 건강관리에 크게 신경을 쓴다. 직원들의 체력은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

한 벤처기업 사장은 “직원 한명 한명이 귀하신 몸들이다”며 “회사 차원에서 헬스회원권, 사우나 이용권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회사에서는 몸이 허약한 직원들에게 보약을 지어주는 경우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벤처인들의 발길이 잦아지다 보니 헬스클럽은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사교장의 역할도 하고 있다. 한별인터넷 지승훈씨(28)는 “정보 교환을 위해 술자리에서 폭음하는 것은 시대에 뒤진 발상으로 피로만 누적된다”며 “헬스클럽이나 사우나에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피로도 풀리고 오히려 맑은 정신으로 정보를 나눌 수 있다”며 헬스클럽 예찬론을 폈다.

sis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