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세계적인 가전회사 소니의 오가 노리오(大賀典雄·70)회장이 독일의 베를린 교향악단 지휘를 맡게 됐다.
오가 회장은 14일 소니 유럽본사와 영화관 등이 들어설 베를린의 소니센터 개소식에 참석차 독일을 방문하는 기회에 베를린 필의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지휘를 맡는 곡은 베토벤 교향곡 제9번. 소니 사원 60여명은 합창단에 참가한다.
오가 회장은 도쿄(東京)예술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베를린대에 유학해 한때 성악 활동을 한 적이 있다. 현재도 도쿄필 이사장을 맡고 있다.
오가 회장이 이처럼 음악에 관심이 많다고는 하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베를린 교향악단 지휘를 아마추어인 그가 맡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오랫동안 베를린 교향악단을 지휘해온 고 카라얀과 소니 경영진의 깊은 우정 때문에 이뤄졌다. 카라얀은 생전에 베를린 필의 공연을 녹음하는 데 사용한 소니의 CD기술을 높이 평가해 소니 경영진과 친분을 유지했다.
소니센터가 베를린 필 본부 옆에 들어선 것도 계기가 됐다. 소니센터는 '베를린 장벽' 자리에 만든 '포츠담 광장' 내에 세워졌다. 베를린 필 본부도 이 광장 옆에 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