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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컵'…티베트의 수도승들이 월드컵에 푹 빠졌다

입력 | 2000-06-09 09:34:00


"전쟁이 언제 난다고?” 월드컵이 뭔지 모르는 노승에겐 그깟 '컵’ 하나를 갖기 위해 두 나라가 싸우는 게 괴상망칙한 일이지만, 소년 수도승들은 월드컵 중계를 보기 위해 담을 넘고 급기야 TV를 사원에 가져오는 데 성공한다.

'컵’은 축구에 열광하는 어린 승려들의 해맑은 모습이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영화다. 실제 티베트 불교 지도자로 각본, 연출을 맡은 키엔츠 노부는 이 영화에서 엄숙한 큰스님과 호나우도에 푹 빠진 어린 승려들을 대비하며 전통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이 점령한 티베트를 탈출해 인도로 온 니마의 시계를 돌려주기 위해, 그 좋아하는 월드컵도 보지 않고 애를 쓰는 어린 승려 오기엔을 통해 티베트의 정신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소박하고 착한 영화이지만 다소 밋밋한 편. 전체연령 관람가. 10일 개봉.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