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의 시대'는 오는가. '핵 잠수함' 김병현(21)이 '붙박이' 매트 만테이를 제치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새 마무리로 뛸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병현은 10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뱅크원볼파크에서 벌어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홈 경기에서 4-1로 앞선 9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4명의 타자를 상대로 안타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7세이브째를 올렸다.
김병현은 이로써 시즌 2승3패7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도 1.91로 낮아졌다.
김병현은 첫 타자인 본에게 왼쪽 안타를 내줬지만 다음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해 제 역할을 다했다.
최근의 구위로 볼 때 김병현이 애리조나의 확실한 마무리감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 그러나 애리조나에는 만테이라는 '걸출한 마무리'가 버티고 있어 김병현이 마무리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았다. 우완 만테이는 지난해 30경기에 출전해 22세이브 1패, 평균자책 2.79의 뛰어난 성적을 올린 투수. 때문에 시즌 초 김병현이 부상중인 만테이 대신 마무리로 활약할 때만 해도 "만테이가 복귀하면 김병현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갈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김병현은 뛰어난 투구로 만테이가 복귀한 후에도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중간 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며 계속 뛸 수 있었다.
만테이는 부상에서 회복된 뒤에도 애리조나 벅 쇼월터 감독을 만족시킬 만한 투구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1승2세이브1패, 평균자책 6.75로 부진. 특히 최근 잇따라 패전 처리투수로 등판해 마무리 투수에 관한 쇼월터 감독의 '내심'을 엿볼 수 있었다. 만테이는 9일 패전 처리투수로 등판한 데 이어 11일에도 팀이 애너하임에 3-10으로 뒤진 9회초 역시 패전 처리투수로 나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지경이 됐다.
쇼월터 감독은 아직 확실한 고정 마무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 다만 최근 쇼월터 감독이 보여준 용병술에서 만큼은 만테이에 비해 김병현에 대한 신뢰가 더 돈독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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