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각종 박람회나 무역상담회 개최로 쏠쏠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박람회경제(會展經濟)’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베이징(北京)에서는 6일부터 국제자동차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일주일간의 이 박람회에는 중국업체들은 물론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17개국의 1100개사가 참여했다. 한국도 나산정밀 상신브레이크 등 14개사의 부품업체가 한국관을 개설했다. 현대자동차는 별도 전시관을 마련, 14대의 승용차와 4대의 상용차를 출품했다.
박람회 개최로 중국이 얻는 수입은 다양하다. 우선 박람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숙식비를 들 수 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홍콩과 대만기업은 모두 300여개사. 한 기업이 10명씩을 파견해 하루에 숙식비로 100달러씩만 쓴다 해도 1주일이면 2100만달러다. 독일의 아우디사는 전시장 설계 시공요원까지 독일에서 데려왔다. 40만명에 이르는 박람회 참관자들 가운데 30% 이상이 외국이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이 자고 먹고 교통비로 쓰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전시관 임대 등 운영 수입도 8400만위안(약 1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15위안씩 하는 입장료 수입만 300만위안이 넘는다. 알루미늄 합금 등 전시관 장식을 위한 고급 자재들의 수요도 폭증했다. 스웨덴의 볼보사는 전시관을 만드는데 60만달러를 들였다. 100만달러 이상을 들인 외국기업들도 있다.
이번에 전시된 430대의 각국 자동차와 각종 부품들을 들여오고 전시하는데 들어간 운송비 보험료 장식비는 수억위안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모델료 수입도 쏠쏠하다. 이번 박람회에는 천쥐안훙(陳絹紅) 궈화(郭樺) 등 중국 최고 모델들을 비롯해 100명 이상이 투입됐다. 이들이 하루 500위안씩만 벌어도 50만위안이 넘는다.
무엇보다 큰 것은 광고. 이번 박람회 기간 중 베이징의 신문과 방송에는 자동차광고가 흘러넘쳤다.
방송프로에 차 모습이 한번 비치면 10만위안이라고 한다. 이같은 광고수입이 10만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이밖에도 각종 선전팜플렛과 전단을 만들거나 박람회 참가자들이 만리장성 등 관광지나 베이징 뒷골목에 뿌리는 돈도 엄청나다는 게 중국 언론들의 분석이다.지난달 중순에는 상하이에서 해외 주요기업 관계자 1만명 이상이 참가한 상하이포럼도 열렸다. 상하이시는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를 앞두고 각종 국제회의를 빈번히 개최하고 있다.‘컨벤션 비즈니스’로 불리는 ‘박람회경제’가 중국에서 가능한 이유는 시장이 크기 때문. 중국은 디플레 탈출을 위해 ‘박람회경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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