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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존/흥행순위]'글래디에이터' 여전히 승승장구

입력 | 2000-06-13 14:49:00


이번 주 흥행순위는 매우 재미있는 그림을 펼쳐 보인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짐작하시겠지만 여기서 골리앗은 다.

그렇다면 다윗은? 우리영화 이다. 두 작품은 관객동원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은 그 만큼 스크린수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객석 점유율면에서는 이 를 열심히 뒤좇아가고 있다.

는 약 70%, 은 약 50%다. 당초 은 초기 흥행이 기대치에 밑돌아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매 주말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어 국내 영화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서 거북이가 결국 이기지 않는가? 꼭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도 우리영화의 선전을 기대하는 것을 두고 쇼비니즘적이라 비웃지 말기를.

는 지난 주말 이틀간 서울에서만 11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서울 누계 38만명. 전국 수준으로는 60만명을 넘어섰다. 개봉 2주밖에 안됐지만 밀어 붙이는 힘이 엄청나다. 그 힘은 배급에서 나타난다. 개봉 초기 서울 28개 극장 34개 스크린을 장악했던 이 영화는 인기에 힘입어 29개 극장 42개 스크린으로 확대됐다.

이 영화의 수입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매회 꽉꽉 들어차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른 영화들 생각해서 표정관리를 할 때다. 이번 주에는 특히 UIP 배급의 개봉이 기다리고 있어 안심하기에도 이르다.

이번 주 흥행 2위는 극장 소비를 주도하는 10대와 20대 초반 연령층 관객들의 저력을 보여준다. 이 올랐기 때문이다. 주말 이틀간 3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물론 예년의 이나 에 비하면 떨어지는 수준이긴 하지만 여름 시즌, 젊은 관객들이 이런 류의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는 것 만큼은 입증된 셈이다.

앞으로 1, 2년간 더 이런 영화가 인기를 모으겠지만, 수입사가 명심해야 할 것은 해가 갈 수록 인기가 떨어지는 만큼, 일종의 감가상각비 계산하듯이, 수입 가격을 낮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3위는 우리영화 이 차지했다. 서울 주말 동원 2만5000여명. 지금까지 서울에서만 15만명, 전국 수준으로는 30만명을 넘어섰다. 조금만 더 버티기에 성공한다면 전국 50만명은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극장가의 분석이다.

특징적인 것은 지나치게 '소녀취향적'이라는 입소문 때문에 평단으로부터 그렇게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 영화를 꼼꼼이 들여다 본 사람들은 상반기에 나온 우리 영화들 가운데 완성도면에서 가장 뛰어난 축에 속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에 대한 재평가 작업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같은 이유 때문이다. 또 한가지 더 특징적인 것은 이 영화의 제작 투자사 가운데 하나가 '올리브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등 '아트급' 외화들을 수입하면서 많은 손실을 감당해야만 했지만 이번 작품의 성공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 됐다.

는 지난 주부터 시작된 '드롭'현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번 주 4위. 그만큼 개봉 후속 작품들이 힘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서울 관객수 누계가 32만명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60만명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외로 지방관객이 적다는 후문이다.

이번 주 5위는 . 서울에서 1만2000명의 관객을 모았다. 직배사 월트 디즈니 배급 영화치고는 다소 '약한' 작품이다. 에드워드 노튼, 벤 스틸러의 이름값이 상위 순위에 오르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상수 감독의 은 주말 이틀간 8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서울 누계 6만5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누차 반복하는 얘기거니와 이른바 작가주의 영화치고 나쁜 수치는 아니다. 문제는 이런 영화일수록 지방 흥행이 서울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제작사측에서는 서울 10만 관객을 목표로 마지막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7위부터 10위까지는 관객수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3000명에서 2000명 수준을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특징적인 것은 부탄 영화 이 우리영화 을 앞섰다는 것, 일본영화 의 성적이 예상외로 부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는 일반 시사 때도 많은 관객들이 중간에 나갔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작품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일본영화에 대해 아직도 우리 관객들이 낯설어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다. 이 영화는 개봉 1주만에 대부분의 극장에서 간판을 내려 현재 좌석수가 600석을 밑돈다. 흥행에 대한 미련을 접을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이 영화를 위해 노력했던 제작진들의 노고가 아쉽다.

오동진 기자(ohdjin@film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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