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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LG화재 배구단 산악 지옥훈련

입력 | 2000-06-14 18:41:00


‘어휴 힘들어. 악으로 깡으로란 말이 이런 거였구나.’

‘배구코트의 순한 양’ LG화재 배구단이 ‘지옥훈련’을 가졌다. LG화재는 삼성화재 현대자동차 등 남자 실업배구 정상 팀과 전력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팀. 그러나 그동안 선수들의 뒷심부족으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런 팀 색깔을 바꾸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택한 훈련이 1박2일 설악산 100km 산악행군.

13일 새벽 강원도 인제를 출발해 한계령을 넘어 14일 새벽 대청봉을 오른 뒤 낮 12시쯤 속초시 설악동에 도착하는 강행군.

산악행군을 결정하기까지 팀관계자들의 고민도 컸다. 무리한 산행으로 행여나 선수들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기 때문. 그러나 효과는 기대이상. 첫날 오색약수터까지 67km를 걷는 과정에 평소 발목과 무릎이 좋지 않던 함용철과 박규택이 뒤로 처지자 선후배들이 돌아가며 부축해 행군을 계속했다. 또 올해 입단한 이동엽 손정식 김남호 박우석 등 4명은 “평소 훈련 때 느끼지 못했던 선후배의 정을 느꼈고 비로소 내가 LG배구단의 일원이 된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평소 체중을 줄이지 못하던 문병택과 김성채는 3kg을 감량하는 과외의 소득을 챙기기도 했다.

김찬호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을 이기는 방법을 깨달은 것 같고 고통을 같이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발휘하는 것을 봤다”며 지옥훈련에 대만족.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