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런던 패션계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주 영국의 38개 예술대생 졸업작품전 ‘갈라쇼’에서 한국인 최호정(崔鎬正·30·런던패션대)씨가 남성복 부문 최우수상을 차지한 것. 동양계 학생이 최우수상을 받기는 처음이다.
갈라쇼는 91년 시작돼 역사는 짧지만 알렉산더 매킨(지방시 수석 디자이너) 존 갈라노(크리스찬디오르 수석 디자이너) 후세인 찰라이언 등 유망한 디자이너를 배출해 세계 패션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씨는 “산업혁명시대 영국 노동자들의 복장에 착안해 14벌을 출품했다”면서 “일반인들이 쉽게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작품성을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모델을 구하기 위해 수없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혼자 먹을 뿌려 옷감을 염색하고 재봉하느라 파김치가 됐다”면서 상금으로 받은 750파운드(약 130만원)짜리 수표를 들어보이며 웃었다.
그는 구치 프라다 등 세계적인 패션업체들로부터 입사 제의를, 영국 로열 예술대로부터 석사과정 입학 제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고교를 졸업하고 국제복장학원에서 디자인을 배워 세이프티 존, 논노 등 국내 업체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97년부터 런던 예술대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학업을 시작했다. 그는 디자인과 더불어 마케팅 생산관리 등 옷의 생산과 판매에 관한 다양한 실무를 익힌 것을 유학 성과로 꼽았다. 그는 “세계적인 업체들의 제의는 나의 가능성을 인정한 것일 뿐”이라며 “내가 우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더 열심히 배우고 익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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