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마침내 ‘안방극장’ 정상에 올랐다.
비디오대여점 체인인 ‘영화마을’이 전국 677개 가맹점의 비디오 대여회수를 종합해 발표한 ‘2000년도 상반기 대여순위’에서 한국영화 ‘주유소습격사건’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한국영화가 대여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영화마을’이 대여순위를 발표한 94년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한국영화사상 최대흥행을 기록한 ‘쉬리’도 지난해 비디오 대여순위에서는 할리우드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츠’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한국영화의 강세는 양적인 면에서도 두드려져 대여순위 100위 안에 든 영화중 25편을 차지했다.
‘주유소습격사건’외에 10위권에 든 한국영화는 ‘텔 미 섬딩’(6위) 한편이지만 5월 출시돼 대여기간이 한달 밖에 안되는 ‘반칙왕’도 단숨에 16위권에 진입, 올 한해 전체 대여순위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인기 비디오 장르의 다변화다. 국내 비디오시장에서 코미디영화가 1위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국내 대여순위 1위는 95년의 ‘쇼생크 탈출’(드라마)을 제외하고 모두 액션장르가 차지해왔다. 10위권 영화를 장르별로 살펴봐도 액션영화가 여전히 3편으로 가장 많지만 코미디 2편, 스릴러 공포 2편, 드라마 2편, 어드벤처 1편 등으로 다양해졌다.
일본영화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러브레터’가 일본영화로는 처음으로 10위권안에 든 것을 비롯 ‘나리야마 부시코’(24위), ‘링’(34위), ‘철도원’(37위) ‘사무라이 픽션’(46위) 등 5편이나 50권안에 들었다. 반면 유럽영화는 캐나다와 합작한 ‘레드 바이올린’(36위) 한편만 50위안에 진입했고 홍콩영화는 50위중 단 한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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