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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의 비석' 460년만에 귀환…성종 후궁의 묘비

입력 | 2000-06-16 18:50:00


한국을 떠나 460여년간 일본 땅에 쓸쓸히 서 있던 묘비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간다. 16일 일본 도쿄(東京) 미나토(港)구 다카하시 고레키요(高橋是淸·전 일본총리) 기념공원 내의 한 묘비 앞에서는 후손들이 비석을 옮기기에 앞서 제사를 올렸다.

묘비의 주인은 조선조 9대왕인 성종의 후궁으로 1515년에 숨진 숙용심씨(淑容沈氏). 이 비석은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빼앗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비석은 지난해 6월 최성규(崔性圭)한일역사공동연구학회장이 발견했다. 후손인 전주이씨 이성군과 영산군파는 즉각 묘비환원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미나토구에 묘비를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주일 한국문화원에서도 반환을 요청했다. 구청은 오랜 검토를 걸쳐 결국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스가야 신이치(菅谷眞一)미나토구청장은 이날 오전 묘비기증식에서 “이번 반환결정이 한일간의 우호증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손인 이채원(李采元)씨는 “이제 조상 앞에서 떳떳이 고개를 들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