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으로 성공하는 기업 망하는 기업
로리 윈드햄 지음/ 가야넷
컴 위기론 이후 인터넷 업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온라인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수익 모델이 불확실한 업체는 곧바로 퇴출 압력에 직면한다. 자금 유치에 성공한 업체들도 인력과 조직을 정비하고 영업을 확충하느라 아우성들이다. 또한 대기업을 중심으로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온라인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책은 새롭게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보다는 이처럼 초기 생존 위기를 벗어난 온라인 기업이나 기존의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 기업으로 변신할 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인터넷 선도기업들을 컨설팅한 경험을 정리해 인터넷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6가지 요인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각 성공 요인들마다 그 동안 우리가 간과했던 내용이나 오류들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저자는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이 인식하는 전반적인 경험(whole experience)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내용과 웹에서 고객이 실제 경험한 내용에 상당한 괴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경영자는 마케팅, 판매 이외에 배달이나 고객 지원 부분 등을 웹에서 총체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이 격차를 반드시 메워야 한다. 또한 아무리 웹이 전략적 수단이라고 해도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컨대 시스코와 델은 웹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면서 동시에 판매원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중요한 거래 관계를 유지 보완한다.
둘째,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온라인 비즈니스를 조화시키는 문제이다.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가장 소극적인 방법은 기존 사업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웹을 단지 판촉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반면에 보잉이나 인텔, 시스코처럼 웹을 활용해 실제 직판의 비중을 높이는 적극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결국 경영자는 자신이 속한 산업 환경과 내부 역량을 검토해 기존 사업과 온라인 사업을 조화시키는 최적의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셋째, 기존 브랜드를 웹 환경에 맞게 전환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웹 시장에서는 가격, 원가, 서비스 등 비교 가능한 정보를 쉽게 입수할 수 있다. 고객이 이러한 정보로 무장되면 기존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는 구매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업이라 할지라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전통적인 대형 고객을 바탕으로 온라인 고객들을 공략한 찰스 슈왑이나 온라인에서 시작해 브랜드를 구축한 이트레이드의 사례는 경영자들에게 좋은 참조가 된다.
끝으로 온라인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과 조직이 필요하다. 현재 대기업에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직책은 기능 차원의 전술적 직책이지 회사 전체 차원에서 웹 비즈니스를 조정하는 전략적 직책이 아니다. 저자는 70년대 대형 컴퓨터가 출현하면서 기업내 정보를 관장하는 정보책임자(CIO)가 탄생했듯이, 21세기에는 인터넷의 출현으로 기업내 웹 부문을 총괄하는 웹책임자(CWO)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해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 온라인 기업으로 변신하는데 관심이 있는 경영자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김영한 옮김. 253쪽, 8,500원.
이동현(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