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 발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최근 자금시장 현황
▲ 안정대책 배경 = 은행 대출심사 까다롭고, 소액주주 등 주주중시로 유상증자 곤란한 상황에서 현재 자사주 매입으로 주식시장 유출이 많다. CP나 회사채는 투신사 구조조정과 채권시가평가제 도입으로 아직 공신력이 높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시장에 마찰적 요인이 생겨 자금시장이 어려워지고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신용경색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기업 자금사정이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으나 정상적으로 안돌아갈 기미가 일부 보인다. 잘못 방치하면 일반적 신용경색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어 금감원 상황실 모니터링을 토대로 주채권은행이 자금부족 기업들 지원하고, 회사채 등의 원활한 소화를 위해 시장대책을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98년 초에도 금융기관 BIS 비율은 문제가 안됐으나 금융시장 불안으로 여신이 강화되면서 신용경색이 도래한 바 있다. 구조조정 마무리 진입단계에서 일시적 마찰적 요인이 빚어지는 만큼 이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늦어도 6월말이나 내달 초까지는 대응해 시장의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하겠다.
▲ 종금사 현황 = 종금사는 비교적 안정돼 있다. 일부에서 원칙없이 지원한다는 비판이 있으나 한국종금은 나라나 영남종금과는 달리 충분히 회생될 수 있다. 대우 연계콜 문제를 우선 해결한 뒤 주주책임 순으로 해결해 나가겠다. 여타 종금사는 CP 유통이 다소 문제가 되나 문닫을 데는 없다. 시장에서 종금사에 대한 인식이 악화돼 예금이 줄고 CP의 신용도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쌍용문제 = 오늘 조흥은행에서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쌍용자동차(대우 편입 워크아웃 중)와 쌍용그룹과는 별개 관계다. 쌍용시멘트와 쌍용건설도 형제간 분가로 다른 계열이다. 쌍용건설은 워크아웃이 진행중인데, 최근 수주가 증가하면서 받을 어음이 늘고 이에 따라 어음 할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마치 자금악화설로 잘못 알려지고 있다. 쌍용자동차 문제는 쌍용과 별개다. 주채권 은행에 확인한 결과 쌍용시멘트나 쌍용건설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 자금시장 안정 대책
▲ 회사채 부분보증제 = 채권시가평가제가 도입되면 시장리스크와 신용리스크가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시장리스크는 현재 헤징 수준이 일천한 상황이나 펀드메니저 등이 해결할 것이다. 그러나 신용리스크와 관련해서 현재 부도위험이 사실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부분보증제를 도입해 신용기금 등에서 후순위채 매입 등에 사용할 것이다.
▲ 은행 단기 신탁상품 허용 = CP 유통을 원활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3-6개월 단기상품을 허용하되 CP의 만기일(90)과 연계해 나갈 것이다. 신탁상품은 일부 고유계정과 시비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운용돼야 하기 때문에 연말까지만 허용할 생각이다. 신탁상품에는 CP를 50% 편입하고 안정성을 고려해 국고채를 20% 편입시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좋겠다.
▲ 자산담보부(ABS) 발행 대상 확대 = ABS는 자산의 건전도나 우량도에 따른 것인데, 마치 신용담보부 식으로 얘기되고 있다. 상장사나 코스닥 등록법인인가 여부가 문제가 되지 않은다. 비상장기업도 우량한 자산을 담보로 ABS를 발행할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 (이는 지난 전경련 금융회의에서 확대 건의한 바 있슴)
▲ 증권사 채권전용펀드 10조원 설정 = 증권사(underwriting institution)에서 채권전용펀드를 설정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매각한 뒤 유입된 자금으로 회사채를 매입하는 펀드 허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정부가 조성하는 것이 아니다. 상업적 베이스에 따라 설정된다.
현재 4-5군데에서 하고 싶다고 상품허용을 요청한 상태다. 큰 데는 몇 조, 작은 데는 1조원 규모로 각 2-3조원씩하면 10조원 규모로 설정할 수 있다.
▲ 6월말 대우 불확실성 해소
△ 무담보 CP 매입률 확정 = 해외와 매입률 차이로 논란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매입율을 (업계 요구대로) 35%로 높여 사주는 식으로 일부 양보할 생각이다(이종구 금융정책국장 매입률 35% 확인)
△ 담보CP 80% 매입 = (100% 매입은 손실분담원칙상 안된다는 입장에서) 기관이 다소 양보해야 한다. 금감원에서 80% 가량으로 매입해 줄 것으로 알고 있다.
▲ 연계콜 해소 문제 = 연계콜은 이면계약이 있는 것과 이면계약을 맺지 않는 것이 있다. 이면계약이 설정된 경우는 소송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예금보험공사와 기관간 50대 50으로 하고, 없는 경우는 예보 70 대 기관 30으로 분담하는 식으로 해결할 생각이다.
◆ 기대효과 및 사후 문제 = 안정대책이 실시되면 투신사나 종금사의 경우 불확실성과 불안심리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기관에 손실이 일부(기관별로 20억, 50억, 100억원 등)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시장의 큰 불확실성은 완전 해소되고 이에 따라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경색으로 확대되서는 안된다. 마찰적 요인에의한 유동성 악화는 사전에 구체적 대책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 책임분담문제 등 미세한 일이 남아 있으나 당초 약속대로 6월말까지는 불확실성은 끝내야 한다.
◆ 금융흐름 인식 = 금융시장 전체로 볼 때 자금은 적정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M3 증가율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시장간 불균형이 존재해 M2에 문제가 있다. 투신사나 종금사에서 은행권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를 정책 조율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며 요체다.
이기석 dong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