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라면 몰라도 ‘US오픈’은 역시 올 60세인 니클로스(미국·사진)에게는 무리였다.
4월의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노장 트리오(아널드 파머, 잭 니클로스, 게리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컷오프를 통과하며 건재를 과시했던 잭 니클로스.
그러나 US오픈 통산 공동최다승(4승)의 주인공인 그는 US오픈 2라운드에서는 자신의 대회 출전사상 최악의 스코어인 82타(11오버파)를 치며 합계 13오버파로 예선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뜻깊은 제100회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지만 ‘가시 돋친 장미’ 페블비치골프링크스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은 것. 5자녀의 아버지이자 11명의 손자손녀를 둔 그가 헤쳐나가기에는 페블비치의 돌풍과 러프가 너무나 거셌다.
그는 지난 6년간 출전자격이 없는데도 주최측인 미국골프협회(USGA)의 배려로 44회연속 출장기록은 세웠다. 하지만 USGA가 내년에 또다시 ‘특별배려’를 베풀지 않는다면 그에게는 사실상 이번 대회가 US오픈 고별무대가 되는 셈이다. 메이저대회 18승(마스터스 6승, US오픈 4승, 미국PGA챔피언십 5승, 브리티시오픈 3승)을 포함해 통산 정규대회 70승을 거두며 ‘골프황제’의 칭호를 수십년간 향유해왔던 니클로스.
그는 “골프채를 들 수 있는 힘만 있어도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누누이 말해왔지만 이번 대회의 ‘충격’때문에 영원한 은퇴를 발표할지도 모를 일이다.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