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24)의 홈런포가 재시동을 걸었다.
이승엽은 17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3회초 장쾌한 우월홈런을 때려내 시즌 17호를 기록했다. 15일 LG전 이후 이틀만의 아치.
이승엽의 17호는 나란히 20개의 홈런을 쏘아올려 현대의 홈런왕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박경완, 박재홍과 3개차.
아직 이승엽은 퀸란(현대)송지만(한화)스미스(삼성) 등에 뒤져 홈런순위로는 7위.
하지만 지난해 54개의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이기에 한번 홈런포가 불을 뿜기 시작하면 거칠 것이 없다.
17일 현재 이승엽은 60경기에서 17호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경기수, 같은시기에 26개를 쏘아올렸던 것과 비교할 때 무려 9개나 적은 수치.
지난해 4월 7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던 이승엽은 올해도 6개를 담장밖으로 날려 비슷한 페이스로 출발했다.
문제는 5월. 지난해 15개의 아치를 그렸던 그는 올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7개만 쏘아올렸다.
그러나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지난해 이승엽의 홈런포가 숨을 죽인 때가 바로 6월. 더위가 시작된 9일부터 19일까지 이승엽은 10게임동안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이는 더위가 최악의 기승을 부린 8월 12경기 무홈런 다음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인 때. 더위가 바로 이승엽의 적이라는 얘기다.
지난해보다 올해 훨씬 더위가 일찍 시작됐지만 이승엽은 6월들어 4개째 아치를 쏘아올리며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2년 연속 홈런왕 등극이라는 각본에 따라 시즌 중반부 이후 몰아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60경기 17개의 홈런은 산술적으로 3.5게임에 1개씩 홈런을 때려냈다는 것. 그러나 몰아치기가 장기인지라 40개 이상의 홈런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승엽은 “5월엔 컨디션이 별로 좋지가 않았는데 더위가 시작된 6월들어 오히려 공이 잘보인다”며 “기록에 연연해 안달하지는 않겠다. 최선을 다한 다음에 결과를 보겠다”고 담담하게 각오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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