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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코스프레닷컴, 의상제작-행사정보 교환

입력 | 2000-06-18 19:35:00


코스프레가 코스튬(Costum)과 플레이(Play)를 합한 조어이며 만화나 게임의 주인공 의상을 모방하는 취미임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코스프레를 ‘이상한 옷을 입고 노는 아이들 놀이’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의 공연을 직접 볼 필요가 있다. 소규모 연극에 다름없을만큼 조직적인 ‘무대’라는 점에 놀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코스프레닷컴(www.cospre.com)’. 지난 4월부터 인터넷에 둥지를 마련해 활동하는 이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코스프레 종합지원 회사다. 창립멤버는 9명. 대표인 최정락씨는 스물 한 살이고 나머지는 18살부터 30살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 코스튬 플레이어는 약 1만5000명. 4대 PC통신망의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만 6000명이 넘는다. 대표적 인기 플레이어인 ‘애교천사’ 팀의 공연에는 팬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대느라 눈부시다.

‘코스프레닷컴’의 박현용(18)군은 “즐기는 사람이 많아진만큼 회사들이 코스프레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면서 플레이어를 속이거나 초상권을 침해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며 “코스튬 플레이어의 권익보호를 돕는 단체”라는 설립취지를 설명했다. 홈페이지에서 코스튬 플레이어들은 의상 만드는 법이나 행사정보 등을 서로 주고받는다. ‘코스프레닷컴’은 플레이어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의상실’에서 주문생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은 스스로 코스튬 플레이어다. 창작 캐릭터인 ‘신라화랑’으로 6월4일 제1회 ACA(아마추어 만화연합) 코스프레 쇼에서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염동운(30)씨는 “‘신라화랑’을 보면 코스프레가 일본문화만 추종한다는 비판이 틀렸음을 알 것”이라 자신했다. 신라복색을 재현한 의상과 힘을 모아 꾸며낸 이야기에 대한 자부심이다. 최근엔 ‘창세기전’ ‘레드문’ 등 한국만화를 바탕으로 한 코스프레 팀도 곧잘 생겨난다.

한효영(21)씨는 코스프레의 매력을 “내재된 ‘끼’를 발산할 수 있다”는 점으로 설명했다. 특히 학생은 “일률적인 복장과 생활에서 오는 단조로움을 좋아하는 캐릭터를 재현하는 것으로 털어버린다”는 것. 이들의 정의대로라면 놀이동산에서 배우들이 쓰는 탈도 코스프레고 젊은이들이 멋져 보이려고 착용하는 액세서리도 코스프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자아비판’ 한 가지를 덧붙였다. 지난번 ACA행사의 장소였던 중소기업종합전시장의 관계자가 ‘쓰레기로 전시장이 너무 더럽혀져 다음부터는 빌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것. 그래서 ‘코스프레닷컴’의 다음 활동계획은 ‘자기 자리 정리하기 캠페인’을 벌이는 일이다.

star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