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로농구(NBA) 최고의 라이벌은 4년연속 플레이오프에서 맞닥뜨린 뉴욕 닉스와 마이애미 히트.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주먹다짐도 불사하는 두팀은 '라이벌'이라는 말보다는 '앙숙'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 .그러나 이들도 미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관계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세기를 넘기며 계속되고 있는 두팀의 라이벌 관계는 메이저리그 129년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징크스로 남아있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의 악령 '과 궤를 같이한다.
1901년 창단한 보스턴은 1918년까지 5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어메리칸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1919년 해리 플레지 구단주가 당시 최고스타였던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10만달러를 받고 현금 트레이드하는 지상 최대의 실수를 저지르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라이벌 양키스가 이듬해인 1920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5번이나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면서 '20세기 팀'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독차지하는 동안 보스턴은 단 한번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하는 '밤비노의 악령'에 시달려야만 했던 것.밤비노는 베이브 루스의 애칭.
20세기의 종말과 함께 "저주는 끝났다"고 선언한 레드삭스. 올시즌 상대전적 3승2패로 앞서며 '양키스 타도'를 외치던 레드삭스에게 20일(한국시간)은 다시한번 기억하기 싫은 '끔찍한 날'로 기록될 것 같다.
22대 1. 두 팀의 관계를 고려하면 믿기지 않는 스코어.승자는 물론 뉴욕 양키스.
유서깊은 보스턴의 홈구장 팬웨이 파크에서 3연전 첫 경기에 나선 양키스는 라미로 멘도자(6승3패)의 호투를 발판으로 조지 포사다,데릭 지터, 숀 스펜서, 팰릭스 호세(작년 롯데에서 활약),스콧 브로셔스의 홈런포를 앞세워 레드삭스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특히 양키스는 8회초 공격에서 조지 포사다의 우전 안타를 시작으로 무려 13명이 타석에 들어서며 9점을 뽑아내 레드삭스의 3번째 투수 롭 스테니퍼의 얼을 빼놓았다.
양키스는 1923년 9월 29일 24대 4의 승리이후 2번째로 많은 점수차로 보스턴에 패배를 안겼다.
또한 22점은 양키스 역사상 2번째로 많은 득점. 1936년 5월25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세운 25득점이 팀 최고 기록이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