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 구장, 프로야구 삼성과 해태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삼성 투수들의 수비 훈련이 시작되자 계형철 투수 코치가 글러브를 들고 노크볼을 받기위해 줄을 선 선수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차례가 올 때마다 선수들과 똑 같이 땅볼을 잡아내려고 안간힘을 쓰던 계형철코치는 연습이 끝난 뒤 한 선수에게 3만원을 건넸다. “노크볼을 3번 놓친데 대한 벌금”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그러면서 “오늘은 김용희 감독의 글러브를 들고 나오는 바람에 실력 발휘가 안됐다”며 멋쩍은 듯 농담을 던졌다.
간혹 이렇게 선수들과의 ‘내기’를 통해 ‘재미’를 주는 것이 그의 훈련 방법중 하나.
물론 이날 노크볼을 놓친 선수들은 모두 1차례 실수에 1만원씩의 벌금을 냈다. 모아진 돈은 나중에 선수들의 ‘공용 기금’으로 쓰인다는 것.
이어진 또 다른 ‘게임’. 계형철 코치는 이용훈과 ‘홈 플레이트 맞히기’ 내기를 했다. 컨트롤이 어지간히 좋은 투수도 포수의 미트가 아닌 홈 플레이트를 향해 원바운드 공을 정확히 던지기는 쉽지 않은 일. 그는 “아직도 현역 시절처럼 던질 수 있다”며 자신만만해했지만 결국 승리는 이용훈의 몫.
즐거운(?) 마음으로 이용훈에게 2만원을 건넨 계형철 코치는 “한데 왜 경기때는 투수들이 이렇게 잘 던지지 못할까”하며 머리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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