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시민운동단체가 한국에서 ‘수입’해 실시하고 있는 낙선운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호응하는 사람은 숨어서 성원을 보내는 반면 반대하는 사람은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4월 이후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시즈오카(靜岡) 후쿠오카(福岡) 등에서 낙선운동의 깃발이 올랐다. 매스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을 보도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유권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데는 실패했다.
일본에서 낙선운동바람이 불지 않는 이유로 3가지가 거론된다. 첫째는 낙선대상자가 집권 여당에 편중됐기 때문. 도쿄의 ‘시민연대 나미(波) 21’이 발표한 30인의 낙선대상자 중에는 자민당 21명, 보수당 3명, 공명당 1명 등 여권인사가 25명이나 포함됐다. ‘낙선운동 수상함을 감시하는 모임’이 생겨나 이를 비판할 정도.
일본의 시민단체가 한국 시민단체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고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도 이유중 하나. 제도적인 문제점도 거론된다. 낙선운동은 일본 국내법으로는 선거공고 전까지는 가능하지만 공고가 되면 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손발이 묶이는 바람에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는 것이다.그러나 비록 과녁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유권자들이 활을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인들에게 경계심을 준 것은 사실이다. 소리없는 지지자들을 확보한 것도 수확이다. ‘시민연대 나미 21’의 홈페이지는 23일 현재 26만명, ‘결함의원을 낙선시키는 시민연대’ 홈페이지는 10만명이 접속해 관심을 나타냈다.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