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핵잠수함’ 김병현(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앞길에 거칠 것이 없다. 27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 4-1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구원등판한 김병현은 1과 3분의 2이닝을 또다시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김병현은 25개의 공중 스트라이크만 19개를 기록하며 5명의 타자 중 4명을 삼진으로 처리했고 제프 배그웰만 1루 뜬공으로 처리했다. 8회말 공격에선 볼넷을 얻어내기도 했다. 이로써 시즌 11세이브째(2승3패)를 따낸 김병현은 내셔널리그 구원 공동 10위에서 단독 10위로 ‘공동’ 꼬리를 떼어냈다. 19일과 22일 연속 홈런을 맞아 2점대로 올라갔던 평균자책도 다시 1점대(1.95)로 복귀. 김병현은 올 시즌 홈에서만 1승 8세이브를 올리며 애리조나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만 해도 1승2패 1세이브(평균자책 4.61)에 불과한 무명 불펜투수였던 그가 32세이브를 올렸던 터줏대감 소방수 매트 만타이(27)를 제치고 간판 ‘소방대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반대로 만타이는 올 시즌 16경기에 나가 1승1패 2세이브(평균자책 9.88)의 초라한 기록으로 방출대상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김병현 본인은 세이브 추가에 대해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선발투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 그래서 그는 투수 자질의 기본 잣대인 평균자책에 신경을 쓴다.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을 끌어내린 김병현은 구원투수 평균자책 5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최근호에서 김병현을 “바닥에서부터 솟아올라 스크라이크존을 관통하는 독특한 공으로 타자들을 겁에 질리게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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