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A.com

[Dr.트래블]연호택/최선의 해결책은 솔직함이다

입력 | 2000-06-28 19:18:00


《즐거운 해외여행이 영어 때문에 고민거리가 돼서야.

해외여행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영어표현과 여행매너를 실제 상황을 통해 배우는 ‘Dr.트래블’을 매주 목요일에 싣습니다.

필자는 ‘문명의 뒤안, 오지의 사람들’을 동아일보에

연재한 바 있으며 이 내용을 책으로 펴낸 트레블라이터 연호택교수(관동대 교양과·영어)입니다.》

▼세관통과때 "아뿔사, 가방속에 사과 하나가…"▼

목적지 공항에 도착하면 누구나 주눅이 들게 마련. 입국수속(CIQ)에 지레 겁먹기 때문이다. CIQ란 세관(Customs) 입국(Immigration) 검역 (Quarantine).

홍콩 카이탁공항에서 남아공항공(South African Airways)을 탔을 때 겪은 일 하나. 출발직전 승무원(Flight Attendant)이 스프레이 소독약(disinfectant)을 양손에 들고 객실(Cabin)복도를 걸어가며 손님(Passenger) 머리 위로 마구 뿌리는 것 아닌가. 어떤 공항에서는 하기(下機·deplaning)전 우주인 복장의 방역팀이 기내에서 살균(disinfection)소독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인체에 해야 없겠지만 기분나쁜 것은 사실. 그래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 게 도리다.

세관통과도 쉽지 않다. 과일반입은 어떤 나라든 불가. 가끔 김치나 된장 고추장이 문제되는 경우도 있다. 호주같은 농업국가는 특히 까다롭다. 어머니가 손수 담근 김치. 내가 알아서 잘 쌌으니, “Don’t worry.” 걱정 말라구? 천만에. 손수 포장한 식품은 절대불가, Absolutely no!다. 진공 포장만 O. K. 세균감염(contamination) 우려 때문이다. 그나마 잘 넘겼는데 아뿔싸! 가방 속에 사과가 한 개 들어 있었네. “What is this(이거 웬 사과)?” 여기서부터가 고비다. 세관 직원의 눈꼬리가 치켜져 올라가는 것이 심상찮다. “I don’t know (나 몰라요).” 이렇게 잡아뗄까?

그러나 The best policy is honesty(최선의 해결책은 솔직함이다). “As a matter of fact, my mom likes apples, so I’ve brought some. Delicious. Really. Try one? (사실은 우리 어머니가 사과를 좋아해서요, 그래서 몇 개 가져왔어요. 맛있어요. 하나 들어보실래요?)” 이런 혈연의 정에는 서양사람도 약한가 보다. 그러면 대부분 “Okay. Just this time (알았수. 하지만 이번만 봐주는 거요).”라며 통과시킨다. 그러면 나는 “Thank you very much(고마워요).” 영어가 서툴다면 사전에 정답을 적어두자. 말없이 보여주면 될 것 아닌가? 성의가 눈물겨워 한국인을 다시 볼 것이다.

연호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