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서해대교가 지나는 충남 당진군 행담도 등에 대규모 레저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이 섬 면적보다 넓은 갯벌을 매립키로 해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28일 도로공사와 당진지역 환경단체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서해대교 통과 구간인 당진군 신평면 매향리 행담도에 외자 등 2400억원을 들여 2004년까지 휴게소 호텔 해양수족관 전망대 선상카페 등을 갖춘 복합 해양관광레저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로공사는 이 사업을 위해서는 행담도 전체 면적(6만9000평만)으로도 부족하다며 섬 주변 갯벌 10만5000평을 매립키로 하고 최근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가졌다.
도로공사는 특히 매립지 가운데 5만여평에는 골프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진환경운동연합은 27일 긴급 임원단 회의를 열고 “어민들의 황금어장이자 ‘청정지역’인 행담도 주변 갯벌을 매립해 수익사업을 벌이려는 것은 공기업의 사명을 망각한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경기 평택환경운동연합도 이 갯벌 매립사업을 저지하기로 했으며 당진군도 이 계획이 추진될 경우 행담도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반입을 저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김병빈(金炳斌·37)사무국장은 “이 곳은 동북아 최대 규모의 흑꼬리도요의 서식지로 국제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도로공사는 자치단체 및 환경단체와 협조해 친환경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갯벌 매립은 97년 해양수산부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일부 계획은 변경될 수 있으나 사업 자체를 취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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