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머니게임 양상을 띠며 채권금리가 급락, 연 최저행진을 이어갔다.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으나 내달 수급도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보여 금리 하락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 상반기결산 기준일인 30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16%포인트나 급락한 8.31%, 같은 만기의 회사채수익률은 0.10%포인트 내린 9.37%로 마감했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이틀동안 무려 0.26%포인트나 떨어졌다.
수급호조가 내달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면서 선취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것이 급락의 가장 큰 요인.
내달 1일 10조원의 채권형펀드의 채권매입 시작과 내달중순 투신사의 비과세상품 허용이 되면 수급이 더 좋아져 금리가 추가하락할 것으로 보고 미리 사두려는 선취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금리 추가하락 기대감이 확산되자 그동안 매수를 관망하던 은행들 조차 매수에 가담하며 하락폭이 더 커졌다.
그러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수급호조가 내달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것이긴 하지만 돈이 금융기관에만 맴돌며 금융기관의 머니게임에 의해 금리가 급락하는 측면도 크다는 것이다.
반기말 결산 기준일에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평가익을 늘릴 수 있어서 좋고,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 은행 입장에서는 성과급이 늘어서 좋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 수급호조와 맞물리며 금리가 급락한 셈이다.
내주에는 한국은행의 4일 통안증권 정기입찰 실시로 한차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금리가 펀더멘탈은 고려하지 않고 머니게임 양상을 띠며 급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통안증권 입찰물량을 피해서 내려가는 것은 펀더멘탈을 반영했다기 보다는 머니게임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금리가 더 떨어지더라도 통안증권 입찰물량을 넘고 하락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2년만기 통안증권 입찰물량을 늘릴 가능성을 비췄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내주 통안증권 입찰로 금리가 다소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채권형 펀드의 채권매수 개시와 투신사 비과세상품 시판으로 내달에는 수요가 공급보다 우위를 보이며 하락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민병복 bb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