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신성일’로 더 유명한 한나라당 강신성일(姜申星一)의원은 지난달 1일 서울 동부 이촌동의 한 은행을 찾았다. “첫 세비가 나오면 고스란히 당신에게 주겠다”고 한 아내(배우 엄앵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통장에서 420만원을 찾아 아내의 통장으로 송금하는데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두 번의 낙선으로 고통과 좌절에 빠져있을 때 음식점을 운영하며 자신을 격려해준 아내의 얼굴이 눈앞을 스쳤다. 40여년간 불멸의 톱스타로 506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이 보다 몇 배 더 큰돈도 모았었지만 이렇게 가슴이 뿌듯하지는 않았었다. 얼굴을 알아본 은행 여직원이 “무슨 돈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냥 빙그레 웃기만 하고 은행문을 나섰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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