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대표 평신도’인 최기준 서울대성당 신자회장(맛디아·65·사진) 이 신앙생활 40년동안 해 온 말과 쓴 글을 모아 ‘당신의 뜻을 이루게 하소서(대한성공회 출판부 간)’란 책으로 엮어냈다.
대학시절 ‘사상계’를 옆에 낀 채 르네상스 음악감상실과 시내 유명 다방을 출입하면서 일요일이면 유명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러 새문안 정동 경동 연건동 창천교회 등을 찾아다니던 그는 성공회신자였던 1960년 부인 홍만희씨(아가타·65)와 결혼하면서 옴짝달싹 못하는 ‘성공인(聖公人)’이 됐다.
최회장은 신앙생활 첫 10년동안 ‘홍아가타의 남편’으로 불리는 ‘수동적 교인’에 불과했지만 이후 사제회장 신자회장 등 갖가지 중책을 맡으면서 한국 성공회의 뒤치다꺼리를 도맡게 된다. 현재 맡고 있는 성공회 관련 직책만 10개가 넘는다. 그래서 그의 책은 인간 최기준의 ‘개인사’가 아닌 ‘한국성공회사’로 읽힌다. 사제회장으로 의욕과 패기가 넘치던 젊은 사제 이재정 신부(현 민주당 의원)를 모신 일, 성공회 선교 100주년 행사와 서울대성당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던 일, 서울대성당의 70년전 원설계도면을 극적으로 찾아내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중 하나를 완성한 일, 김성수 주교(현 성공회대학교 총장)의 첫 관구장 취임 등에 얽힌 얘기는 한국 성공회의 이면사나 다름없다.
최회장은 “40년의 신앙생활 중 서울대성당을 완성해 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보람있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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