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청 앞에는 국회의장과 원내교섭단체의 총재, 원내총무를 위한 VIP 주차공간이 있다. 이곳엔 지금도 ‘자민련 원내총무’ 자리가 남아 있다. 자민련이 4·13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가 못됐으므로 이 자리도 없어져야 하나 웬일인지 그대로 있다.
자민련 오장섭(吳長燮)총무는 요즘 이곳을 이용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의원들과 함께 후문 쪽에 차를 댄다. 자존심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국민회의 총재시절 본청 중앙에 있는 의원전용 출입문을 사용하지 않고 양 옆에 있는 일반인용 문을 이용했다. 금배지를 못 단 원외총재였기 때문. 오총무가 쓰고 있는 본청의 원내교섭단체 총무실도 사실은 ‘무단점거’다. 오총무는 요즘 주위에서 자신에게 자꾸 “방 빼”라고 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더 속이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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