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던지기를 자주 하다 보면 앞뒤면이 나올 횟수가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인구센서스 결과는 기회균등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남녀의 출생 수가 같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낙태 등 인위적 조작이 없는 선진국에선 남아가 여아보다 약간 많다. 정확히 말해서 여아 1명에 남아 1.06명의 비율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보통 사정을 하는 순간에는 여자아이를 낳는데 필요한 X염색체를 지닌 정자가 Y염색체를 지닌 정자보다 많지만 Y염색체를 지닌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헤엄을 훨씬 더 잘 하기 때문에 남아가 더 많이 태어난다는 것.
1.06이란 비율은 매년 각 나라마다 똑같이 되풀이돼 왔다. 그러나 최근 그 일반적인 현상이 바뀌고 있다. 최근 세계연구기구(WRI) 공동연구팀이 1950∼1970년 덴마크와 네델란드, 1970∼1994년 미국과 캐나다의 신생아 출생률을 비교한 결과 남아 출생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변화라고 할 수 있지만 미국 자체로서는 3만8000명의 남아가 줄고 있다. 스웨덴 독일 노르웨이 핀란드 등에서도 같은 추세가 보고되고 있다.
남자 아기가 왜 줄고 있을까?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교의 횟수, 부모의 나이, 정신적 스트레스, 체외수정 등과 같은 요인들이 성비율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최근 변화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성인의 호르몬 레벨에 영향을 주는 환경 독성 물질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과학자들의 생각이 옳다면 남아 출생 감소는 인류 전체의 ‘건강 감시 지표(Sentinel Health Indicator)’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뜻이다. 이 적신호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과학자들의 후속연구에서 밝혀질 것이다.
서울중앙병원(하버드대 협력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