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자가 술을 끊고 보디빌더 겸 ‘금주(禁酒) 전도사’로 변신했다.
충북 충주시 연수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동포(李東鋪·46)씨는 탄광업체 관리 직원이던 94년 7월 아내와 함께 불의의 교통사고로 머리 등을 다쳐 1년간 병원신세를 지면서 우울증에 걸려 술에 빠져들었다.
“생계를 꾸려가기 막막하다는 생각에 교통사고 치료를 받으면서도 술을 마셔댔어요. 2홉들이 소주 10여병을 한 자리에서 마신 뒤 잠이 들었다 깨면 물 대신 소주를 찾았지요.”
96년 5월 20일. 그는 마침내 술을 끊었다. 아내마저 술을 마시는 등 가정이 엉망이 된 것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낮에는 날품팔이, 밤에는 빨래 설거지 집안청소 등으로 술을 생각할 겨를이 없도록 혹독하게 자기관리를 해온 끝에 지난해 충주 건국대병원에서 금주 지도자로 위촉됐다. 또 지난해 5월 충주시 보건소가 운영중인 금주 관련 모임에서 회장을 맡은 뒤 자신의 경험담과 치료방법 등을 알코올 중독자와 그 가족에게 ‘전도’해왔다.
지난해 5월부터는 보디빌딩을 시작해 그해 10월 장년부 미스터코리아 충주 선발대회에서 1위를 한 데 이어 올해 4월 충북 선발대회에서 2위로 입상했다. 이씨는 “알코올중독은 가정부터 죽이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죽이는 무서운 ‘병’이지만 강한 의지가 있으면 치유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043-852-1443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