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의 서울발레시어터 연습실. 타고 스와코단장은 일본어 영어는 물론 서툰 한국어까지 3개 언어를 섞어가며 ‘주홍글씨 A’의 마무리 연습을 지도하고 있었다.
“발레리나의 나이는 영원한 비밀”이라며 한사코 나이를 밝히기를 거부하는 스와코는 30여년 가깝게 일본 발레계를 지키고 있는 인물.
특히 현재 서울발레시어터의 예술감독으로 50년대 뉴욕시티발레단의 수석무용수였던 로이 토비아스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9세 때부터 발레를 배웠지만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던 스와코는 50년대말 뉴욕시티발레단의 일본 공연에 감격, 발레에 입문하게 된다.
이후 66년 토비야스가 일본에 세운 도쿄발레극장에서 ‘호두까기 인형’ 등 주요 작품의 주인공으로 활약한 뒤 82년부터 벨 아므 발레단을 이끌고 있다.
스와코는 “토비야스의 춤이 내 몸속에 가라앉아 있던 꿈과 열정을 다시 불타오르게 만들었다”며 “그때 그 춤을 보지 않았다면 지금 건축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토비야스에게 발레를 배운 자신과 김인희단장은 그의 ‘딸’이나 다름없단다.
스와코는 “한국 무용수들은 힘과 기량이 뛰어나 성장 가능성이 큰 것 같다”면서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춤이 매개된 결합인 만큼 합동공연의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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