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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희의 집.com]자투리 공간 활용

입력 | 2000-07-06 19:38:00


많은 사람들이 스위트홈을 꿈꾼다.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편한 주부의 손길이 느껴지는 집. 화려하지는 않아도 깔끔하게 정리된 그런 집을 원한다.

사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부지런해진다면 주부들도 인테리어 전문가보다 더 집을 잘 꾸밀 수 있다. ‘돈이 없어서 못한다’거나 ‘돈이 있으면 인테리어 사무실에 맡긴다’는 생각은 버리자. 조금 어설프고 서투르면 어떤가. 내 손때가 묻은 집이면 그만큼 사랑스럽기 마련이다.

나는 집을 꾸미기 전 가만히 눈을 감고 오랫동안 상상에 잠긴다. 그래서 가장 어울리는 소품을 찾아내고 적절한 가구의 위치를 발견해 낸다. 어찌 보면 쓸데없는 일 같지만 이 일은 실제로 집을 꾸밀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주부의 재치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공간활용이 가장 중요하다. 자투리 공간을 잘 이용하면 정리도 쉽고 보기도 좋기 때문이다. 우리집에는 재미있는 공간활용의 예가 있다.

우선 뒷베란다를 보자. 나는 주방을 넓게 쓰기 위해 다용도실까지 주방으로 꾸미고, 대신 뒷베란다를 세탁실로 만들었다. 반쪽 벽면에 세탁기를 놓고 그 위에 MDF패널로 선반을 짜넣어 세제나 항아리 등을 정리해 놓았다. 그렇게 꾸며놓으니 짐을 쌓아놓던 공간이 개성이 살아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붙박이장은 어떤가. 붙박이장은 보기에도 좋고 편리하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우리집은 음식점 주방에서 쓰는 스테인리스 선반을 이용해 옷장을 만들었다. 문이 없어 걱정이지만 천장에 줄을 달아 커튼을 설치하면 깔끔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침대도 다양한 수납공간으로 활용한다. 안방의 침대 밑 빈 공간에는 MDF패널로 서랍 2개를 짜 넣었다. 서랍에는 사용하기 편하도록 바퀴와 손잡이를 달았다. 아이들 방의 침대 밑에는 비상용 매트리스를 준비해 둔다. 갑자기 손님이 와도 침대 밑에서 매트리스를 꺼내 커버를 씌우고 베개와 이불을 준비하면 손님맞이를 하는 데 손색이 없는 사랑방으로 변신한다.

에어컨을 어디다 둘지도 고민해 보자. 에어컨을 거실에 놓아두면 자리도 많이 차지할 뿐 아니라 가구와도 어울리지 않아 눈에 거슬리기 마련이다. 나는 거실 밖 베란다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창살모양의 알루미늄 여닫이문을 달았다. 그러면 모양도 깔끔하고 에어컨도 눈에 띄지 않는다. 직접 바람이 몸에 닿지 않아 건강에도 좋고 거실에는 소파와 가구를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어 좋다.

jungheeu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