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절반이 지난 지금 뉴욕 증시에서는 상반기 동안 기업들이 과연 얼마만큼의 실적을 올렸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경기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기 때문에 실적이 과거에 비해 좋아지는 기업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업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관점. 한국증시와 비교하면 뉴욕증시는 확연히 다르다.
뉴욕 증시에서는 기업분석가(애널리스트)들의 영향력이 대단해서 이들의 예상에 따라 주가가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우선 다르다.
실적에 관해서도 단순히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는 것만으로는 주가를 올리기에는 부족하다. 기업분석가들의 실적예상치를 기준으로 웃도느냐,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주가가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영향력이 큰 분석가가 투자등급을 올리거나 내릴 때 주가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
수요일(5일)에 뉴욕증시가 크게 하락한 이유중의 하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실적이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비해 낮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때문이었다. 월가에서는 기업들의 실적이 작년이나 전분기에 비해 나빠졌다라는 표현을 쓰지않고 항상 ‘예상치에 비해 얼마나 나빠졌는가’를 말한다. IBM과 같은 대기업도 기업분석가의 예상실적치가 낮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했고 반도체 기업들의 경우에도 유력 증권사의 반도체 기업분석가가 반도체 업종 전체의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강등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물론 전문가의 의견 피력만으로 멀쩡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고 전문가의의견이 결과적으로는 틀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투자자들과 분석가들간의 신뢰관계가 오랜 기간에 걸쳐 굳게 다져진 결과,분석가의 한마디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이곳 뉴욕증시라는 느낌이다.
(삼성증권 뉴욕현지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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