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음악]루이 암스트롱 탄생 100년 미국은 지금 '재즈의 물결'

입력 | 2000-07-06 19:39:00


요즘 미국은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의 선율에 젖어들고 있다.

4일 그의 ‘공식 생일’을 계기로 암스트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것.

뉴욕 링컨센터의 재즈 오케스트라는 뉴저지주의 링컨국립공원에서 1여년간의 일정으로 ‘루이 암스트롱 탄생 100주년 기념 연주회’에 돌입, ‘What a Wonderful World’ 등 귀에 익은 그의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공영라디오인 내셔널퍼블릭라디오(NPR)도 ‘새치모:루이 암스트롱의 멋진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암스트롱의 음악 세계를 돌아보는 13시간짜리 특별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NPR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125개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동시에 방송되고 있다.

이렇듯 곳곳에서 암스트롱의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시작됐지만 엄격히 따지면 올해는 그가 태어난지 꼭 99주년이 되는 해다.

암스트롱의 ‘진짜 생일’은 1901년 8월 4일. 그러나 생전 암스트롱은 항상 자신의 생일을 1900년 7월 4일이라고 말하곤 했으며 실제로 이날에 생일을 자축했었다.

이 때문에 진짜 생일은 1971년 그가 숨진 후 뉴 올리안스 성심성당의 출생 신고 기록을 통해서야 밝혀졌다.

그렇지만 음악계는 생전 그가 원했던 생일 날짜를 존중해 1900년부터 꼭 100주년이 되는 올 7월 4일부터 진짜 생일인 내년 8월 4일까지 1년여에 걸쳐 탄생 100주년 기념 행사를 치러주기로 한 것.

암스트롱이 왜 7월 4일을 자신의 생일이라고 주장했는지, 그 까닭은 확실치 않지만 덕분에 그는 매년 독립기념일마다 자신의 생일을 자축했었던 셈이다.

사실 암스트롱이 탄생한 날은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 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에 있어 늘 ‘유럽 콤플렉스’에 시달려왔던 미국은 걸찍한 목소리로 재즈보컬의 전통을 확립한 암스트롱을 통해 비로소 당당하게 세계의 음악에 마주설 수 있었다.

1964년 ‘광풍’에 가까웠던 영국 출신 밴드 비틀스의 열기를 밀어내고 63세의 암스트롱이 ‘헬로 달리’로 빌보드 1위를 차지했던 일은 미 언론이 그에 대한 미국인의 평가와 애정을 얘기할 때마다 단골로 드는 사례다. 이 덕분에 그는 빌보드 1위를 차지한 최고령자로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두터운 입술 때문에 ‘Satchmo(Satchel mouth)’라는 애칭을 얻은 그는 노래 뿐만 아니라 트럼펫 연주자, 작곡가, 영화배우 등으로 폭넓은 활동을 펼치며 20세기 미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