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듣는 클래식은 다르다 / 김경수 지음 / 한국문학사
영화 ‘텔미 썸딩’. 레코드 가게 장면에서 승민이 수현에게 들려준 아름다운 멜로디가 머리에 남는다. 무엇일까?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2번’ 중 ‘왈츠’였다. ‘제5원소’에서 외계인 오페라가수가 부르는 멋진 노래는?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중 ‘광란의 아리아’.
제목도 어렵고, 다 옛날 사람인 것 같고….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클래식음악. 그러나 그 딱딱한 껍질을 깨보면 보물이 나온다고들 하는데.
이 책은 클래식의 딱딱한 껍질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효소’의 역할을 해준다. 물론 말랑해진 껍질을 뚫고 들어가는 것은 독자의 몫.
‘영화속의 클래식음악’ ‘그림속의 클래식음악’ 등 다른 장르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우회로를 제공해 주고, FM을 듣거나 음반을 고르는 법도 상세히 알려준다. 책 곳곳에 박혀있는 ‘클래식 에피소드’ 페이지에서는 ‘금지된 춤곡의 역사’ ‘초연에 실패한 명곡들’ 등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까다로운 음악사가 쉽게 머리에 남는다.
단편적 조언이나 일화 위주로 되어 있다면 산만하지 않을까? 내용이 빈약한 것은 아니고? 아니다. 50페이지에 간명하게 요약된 서양음악사, 25쪽으로 정리된 악기론과 장르론 등이 있는 만큼 클래식에 입문하는 청소년들이라면 굳이 다른 어려운 책을 뽑아들지 않아도 좋다.
‘인터넷에서 살펴볼 수 있는 클래식 사이트’ 표는 n세대를 위한 보너스. 254쪽 8500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