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연대에 직장문을 두드렸던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은 대기업이었다. 조직이 한창 커가는 때였기에 거대 조직에서도 개인이 확고한 위치를 잡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런 생각은 IMF가 한창이던 재작년까지 유지됐지만 벤처붐이 불어 닥친 작년부터 대기업과 벤처기업들의 위치가 뒤바뀌고 말았다.
인력시장에서 왜 이런 혁명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일까? 미래에 대한 기대를 논외로 할 경우 신입사원들이 벤처기업이 대기업 조직에 비해 갖고 있는 강점, 즉 소규모 조직의 유연성과 신속성에 더 많은 점수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 사람들의 선호는 세상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결국 앞으로 기업 조직도 스피디하고 탄력있는 형태가 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을지 모른다.
이런 점에서 아메바 경영은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 구조이다. 아메바 경영은 일본 교세라라는 기업이 처음 도입한 후 다른 여러 기업으로 확산된 경영시스템이다.
아메바가 대표적인 단세포 동물인 것은 고교 생물 시간을 통해 대부분이 알고 있을 텐데 조직이 간단하다 보니 아메바는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분열과 결합을 거듭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메바 경영의 요체는 아메바의 생존법칙과 같이 기업을 이익을 낼 수 있는 작은 단위로 나누고, 스스로 운용해 나가도록 하는 소집단 독립채산제로 운용하는데 있다. 조직을 세분해 각 집단을 독립성을 부여하면 발생하는 문제를 바로 수정하고 개선해 날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메바 경영이 성공하면 기업은 어ㄸ허게 변할까? 결론은 대기업은 벤처기업 만큼의 활력을 얻을 수 있고, 벤처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열세였던 비조직적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아메바 조직을 만들고 조직원 중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리더를 맡기면, 리더는 자기 책임하에 모든 일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경영자 와 직원간에 신뢰가 쌓이고, 직원들이 창의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운을 남겨주고 싶어 한다.
비즈니스 서적의 여운은 책장을 덮을때 새로운 '왜?'라는 위문을 갖게 만드는 것일 텐데, 독자 스스로가 '왜?'라는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보다 많은 부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런 점에세 '아메바 경영'이라는 책자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아메바 경영과 한때 유행했던 소사장제는 무엇이 다를까? 벤처기업의 정신을 벤치마킹한 대기업의 사내벤처는 성공할 수 있을까? 무수히 출현했던 새로운 조직에 관한 이론들이 현실화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문제의 해결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은 여유를 작자는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 신근수 옮김. 280쪽. 1,2000원
이종우(대우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