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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사실로 드러난 '선수 구타'

입력 | 2000-07-09 23:05:00


“그날 선수들이 구타당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숨기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9일 오전 여자프로농구 현대건설의 한 선수는 다른 4명의 선수와 함께 김철순 단장을 만나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며 기자에게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진위여부가 불투명한 채 농구코트와 인터넷에서 소문이 꼬리를 물었던 현대건설 진성호감독의 선수구타가 사실인 것으로 판명됐다.

선수가 말한 사건의 진상은 이렇다.

지난달 25일 경주에서 열린 금호생명과의 경기가 끝난 뒤 진감독은 경기내용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선수들을 나무라며 뺨을 때렸고 이중 2년차 진신해선수가 왼쪽 고막이 터져 승용차편으로 급히 병원으로 후송된 것.

이 사실은 당시 라커룸 밖에 있던 팬클럽회원들이 인터넷에 폭행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올리면서 알려졌고 이후 모방송에서 이를 보도, 선수들의 상습적인 구타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그러나 당시 진감독은 “당일 오전 연습경기를 하다 진신해가 블로킹을 시도하던 강지숙에게 맞아 생긴 것인데 이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었다.

또 현대건설은 사건이 커지자 사실과 다르다며 당사자인 진신해와 강지숙선수의 사실확인서라며 언론에 배포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날 선수의 고백이 나옴에 따라 당일 경기부터 진감독을 벤치에서 제외시키는 한편 철저한 진상조사를 거쳐 빠르면 외유중인 김윤규 구단대표가 귀국하는 10일 진감독에 대한 진퇴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