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화제는 단연 한화의 새 홈런왕후보 송지만이다. 그의 홈런 레이스는 국민타자 이승엽, '흑곰' 우즈를 제치고 상대 투수들을 떨게 하고 있다.
1m78, 84kg의 송지만은 결코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아니다.그래서 그가 홈런왕 후보에 오르리라 예상한 야구인은 아무도 없었다.
필자는 최근 그의 타격동작을 슬로비디오로 관찰한 뒤 이젠 그의 타격이 수준급으로 올라섰음을 알 수 있었다.
기마자세의 특이한 스탠스로 오른쪽 다리에 중심을 실어 놓은 가운데 왼쪽 다리로 타이밍을 맞추고 리듬을 찾는 동작은 메이저리거 제프 배그웰, 단테 비세트와 유사하다. 공을 보다 몸 앞쪽까지 붙여놓고 때리면서 비거리를 늘리고 정확성을 높이는 스윙을 가능케 한다.
송지만의 특이한 기마자세 스타일은 뛰어난 힘이 동반돼야만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그는 신체적 열세를 끊임없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극복했다.
일본의 홈런왕 왕정치는 각고의 노력 끝에 터득한 외다리 타법으로, 홈런왕 행크 아론은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움으로, 마크 맥과이어는 엄청난 힘과 배트 스피드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승엽이 변형된 외다리 타법에 가깝다면 송지만의 스윙은 맥과이어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그러고 보면 둘은 '기술과 힘의 조화' 싸움인 홈런왕 경쟁에서 국내선수의 자존심을 걸고 더욱 흥미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전국구'인 이승엽에 비해 '지역구' 출신인 송지만의 행보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리라 본다. 주위의 기대, 높아진 매스컴의 관심, 상대팀들의 견제를 그가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최대의 이변여부가 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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