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를 아십니까?” 만일 알고 있다면 십중팔구 신세대 아니면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일게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국의 J.K.롤링이라는 작가가 쓴 일종의 동화책인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열광적인 독서층을 형성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이곳 미국에서는 8일 0시를 기해 전국적으로 동시에 발매된 해리포터 시리즈의 4권이 삽시간에 매진되면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소식을 놓칠 리 없다. 가장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물론 책을 내는 출판사일 것이다. 원본을 출판한 영국의 블룸스베리사는 98년에 책을 출간한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무려 13배나 오른 신화를 만들어 냈다. 이어 미국에서 이 책을 출간한 스콜라스틱사는 최근 4권 발매를 앞두고 2달 여만에 60%나 상승하며 4권 판매의 열풍을 반영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가장 주목받는 해리포터 관련 기업으로는 완구판매사인 에네스코사다. 그 동안 특별히 주목받지 못하고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60%나 하락한 이 회사는 지난 7월초 해리포터 관련 상품개발권을 따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주일 여만에 주당 4달러짜리 주가가 12불을 넘어서며 무려 3배의 상승을 기록했다. 그 동안 해리포터와 관련해서 움직인 종목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이 정도 큰 폭으로 상승한 기업은 없었다는 점에서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수십여개의 관련 회사들이 해리포터의 성공담에 힘입어 주가가 움직였다는 것은 책 한권이 주식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사족을 달자면 4권 발매가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음에도 오히려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하는 전통적인 주식시장의 격언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는 사실이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