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악기 열두 대! 그런 앙상블이 존재할 수 있을까. “없다.…” 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전세계의 음악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그런 악단을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1974년까지는.
묵직한 화음도 깔아주고 은은한 선율도 연주하는, 활로 그어도 멋있고 손으로 뜯어도 맛깔나는 만능악기 첼로라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세계 정상의 앙상블인 베를린 필하모니의 악단원 12명이 첼로앙상블을 ‘창안’했다.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 기념연주로 처음 손발을 맞춘 이들의 연주에는 지휘자 카라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경이의 박수를 보냈다.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가 17일 7시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5년만의 내한연주를 갖는다. 방송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등 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해 우리나라에도 팬이 많은 ‘아저씨들’이다. 5년동안 큰 폭의 멤버교체로 평균 10세가 젊어졌다는게 예술의전당 관계자의 전언.
많은 사람들이 “열두 아저씨들은 음반보다 실황이 좋다”고 말한다. 열두사람의 활긋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기도 모르게 좌우로 몸을 흔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이번 콘서트에서는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하이라이트, 피아졸라 ‘아디오스 노니노’, 한국가곡 ‘보리밭’ 등 10여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2만∼7만원.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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