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의 주인공 남경주(왼쪽) 최정원
‘성공하는 공연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공연계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렌트’와 퍼포먼스 ‘난타’가 화제를 낳으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Thank You, Jonathan Larson.’ 최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의 뮤지컬 ‘렌트’팀을 찾은 한 외국인의 품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진 목판이 들려 있었다. 이 사람은 95년 ‘렌트’의 연출, 작곡자로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 전날 죽은 조나단 라슨의 절친한 친구이자 개인 저작물을 관리하는 조나단 버커트였다.
버커트는 남경주 최정원 등 출연진과 스태프에게 목판의 의미를 전달했다. ‘렌트’를 남기고 떠난 라슨의 명복을 빌면서 그의 영혼이 깃든 뮤지컬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것이다. 실제 브로드웨이와 일본 브라질 등지에서 ‘렌트’가 공연되기 앞서 배우들이 목판에 입을 맞추고 만지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이 목판의 ‘영험한’ 효과 덕분인지는 몰라도 ‘한국판 렌트’는 일단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예술의 전당측은 “‘렌트’가 5일 첫 공연이후 80%대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9일까지 예정했던 공연도 8월6일까지 한주 더 연장키로 했다.
그런가 하면 ‘난타’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정동의 ‘난타’ 전용극장. 특정 작품만을 무대에 올리는 국내 첫 전용극장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 극장은 300여석 좌석이 매진됐다. 1일 개관된 뒤 9일까지 100%에 가까운 객섬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극장측은 “전체 좌석중 평균 10%는 외국인들이 차지한다”고 밝혔다. 극장측은 공연에 앞서 10여분간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 동시에 표기된 자막으로 관람요령과 ‘난타’의 이모저모를 설명했다.
작품의 완성도는 물론 ‘난타’의 공연장 분위기가 손님끌기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 진동으로 울리는 핸드폰의 ‘몸부림’은 물론 기침 등 생리적인 현상까지 참아야 하는 다른 공연과 달리 ‘난타’에서는 “박수는 물론 비명, 웃음도 언제나 환영한다”는 안내문이 등장한다. 이에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일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을 때 대개 느끼는 이른바 ‘침묵의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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