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혁명 그래도 학교만이 희망이다' 가와카미 료이치 지음/김영주 옮김/동아일보사 펴냄/280쪽 7500원▼
현재 일본의 초중고생은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후 경제가 급속히 팽창하던 시기에 태어난 이들의 2세다.
이들 '새로운 아이들'은 근검과 절약, 내핍에 익숙한 부모세대와 판이하다. 경제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자라나 자유 평등 개인주의 성향이 두드러져 부모 세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많은 행동을 한다.
등교거부 이지메(집단 따돌림) 자살 폭력 수업방해 등 학급붕괴 현상이 그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일본의 한 중학교 현직 교사인 저자는
이제 아이들의 이같은 문제를 더 이상 학교나 가정의 책임 만으로 돌릴 수 없다고 판단한다.
사회 각층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는 남의 탓만 하지 않고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골치 아픈' 학급 담임을 자원해 1년동안 학급에서 일어난 일을 일기 형식으로 상세히 기록했다.
그가 생각하는 학교 혁명은 고급 학습 이론이나 학교 경영 이론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 학교의 현실에 당당히 맞서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가능한 일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따라서 이 책은 학교 교육제도의 개선 방법 등 거시적인 접근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생의 목표로 삼고 노력하는 교사 개인의 성실함과 노력이 평범한 아이들에게 얼마나 용기를 주고, 문제아 취급을 받을 아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조헌주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