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필코 20승 고지에 올라서고야 말겠다.”
풀타임 메이저리거 5년째를 맞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27·LA다저스)가 후반기를 맞이하며 삭발로 필승 결의를 다졌다.
박찬호는 14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 후반기 첫 경기를 벌이는 다저스타디움에 삭발한 모습으로 나와 팬과 동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전날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손으로 머리카락을 밀어버렸다는 게 본인의 설명.
박찬호는 “생각은 자유”라며 삭발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큰일을 앞두고 결의를 다질 때 흔히 하는 ‘의식’이 바로 삭발.
박찬호는 지난 3년간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해왔지만 아직 에이스의 충족조건이라 할 수 있는 시즌 20승은 단 한번도 올리지 못했다.
박찬호는 전반기에서만 9승(6패)으로 그 어느때보다도 성적이 좋아 올 시즌이야말로 20승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하지만 지난달 24일 세인트루이스전부터 최근 4경기에서 2패를 포함, 승수쌓기에 실패하며 상승세가 무뎌진 상태다. 결국 삭발은 부진탈출 기원과 함께 후반기에 좀더 분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박찬호가 삭발하기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박찬호는 지난해 8월 시즌 10패째(6승)를 당한 뒤 삭발했다. 이것이 효험을 봤는지 이후 7연승을 거둬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릴 수 있었다.
박찬호는 16일 오전 5시10분 통산 2승무패로 비교적 만만한 팀인 애너하임을 상대로 10승에 도전한다.
기록으로 봐도 박찬호에게 행운이 보인다. 박찬호는 지난 3년간 후반기 첫 등판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고 7월에만 통산 11승5패로 더울수록 몸이 풀리는 스타일이기 때문.
한편 김병현(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14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구원등판했으나 패전을 기록했다.
김병현은 팀이 4―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3분의 2이닝 동안 3점홈런을 포함, 5안타 5실점했다. 애리조나가 4―6으로 역전패.
2경기 연속 구원 실패에 6월5일 텍사스전에 이어 패전투수가 된 김병현은 평균자책도 2.11에서 3.12로 부쩍 나빠졌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