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 관계자가 올 11월 서울을 방문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 군부대와 군사훈련을 시찰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북한이 이달 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가입할 계획이고 한국이 11월 1∼3일까지 서울에서 회원국의 외교 및 군관계자가 참석하는 ARF 신뢰구축 회기간(會期間) 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신뢰구축 회기간 회의의 마지막 날에는 회원국간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주최국의 군 관련 시설을 시찰해 온 것이 관례였다”며 “이번 서울 회의에서도 판문점과 군사시설 및 한국군의 훈련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회기간 회의는 회원국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데다 최근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감안할 때 북한이 회의 참석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북한 인민군이 처음으로 우리 군사시설과 훈련을 참관하는 ‘역사적 장면’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내에서는 시찰대상이 될 군사시설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RF 고위관리 회의(SOM) 및 ARF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열리는 일종의 실무 회의인 신뢰구축 회기간 회의에는 통상 대령급 군비통제관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치 안보협력문제를 협의하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유일한 정부간 협의체인 ARF에 북한이 가입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와 영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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