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는 내게 미스테리 같은 존재다."
전반기가 끝날 무렵 LA 다저스의 데이비 존슨감독이 던진 말이다.
간혹 에이스처럼 타자들이 손도 대기 힘든 공을 던지다가도 어떤 때는 마이너리거처럼 스스로 무너지는 피칭을 하는 박찬호(27)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미.
물론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A급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케빈 브라운(LA다저스) 그렉 매덕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처럼 정상급 투수는 아니다.에이스의 조건으로 꼽히는 공끝 움직임 과 제구력 가운데 아직 제구력이 부족하기 때문.
'삭발 투혼'의 박찬호가 또다시 10승 등정에 실패했다.그는 후반기 첫 등판인 1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너하임 엔젤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5이닝 동안 5안타만 맞았지만 7개의 무더기 볼넷 으로 3실점,패배를 자초했다.
볼넷 7개는 개인 한경기 최다볼넷 타이.5회까지 투구수 111개 가운데 볼이 49개나 됐다.7개의 볼넷으로 다시 불명예스런 내셔널리그 최다볼넷(78개) 허용투수가 된 박찬호는 "컨디션이 나빠 초반부터 내 공을 자신있게 뿌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회부터 컨트롤난조를 보였다. 팔메이로와 모 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사 1,2루.애너하임 4번 팀 새먼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한뒤 볼넷과 희생플라이로 2점째를 내줬다.
2회에도 볼넷 2개와 2안타로 1실점한 박찬호는 위태위태하면서도 나머지 3이닝을 그나마 무실점으로 막고 2-3으로 뒤진 6회 안토니오 오수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다저스는 2-6으로 패배.
이로써 9승7패 평균자책 4.21이 된 박찬호는 9승을 따낸뒤 5경기째 승을 따내지 못하고 3연패에 빠져 지독한 아홉수 에 걸렸다.다음등판은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한편 다저스의 간판타자 게리 셰필드는 이날 3회 솔로홈런을 날려 시즌 31개로 내셔널리그 홈런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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