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 대한 미안함을 올림픽 금메달로 반드시갚겠습니다"
14일 열린 체조올림픽대표선발전에서 종합 8위에 머문뒤 강화위원회 추천케이스로 선발돼 시드니행 막차를 탄 여홍철(29.대산기업)의 다부진 각오다.
여홍철은 이날 타종목에서는 부진했지만 뜀틀에서 특기인 `여2'를 무난한 착지와 함께 완벽하게 구사,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여 시드니 금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89년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된 여홍철은 평행봉의 이주형(27.대구은행)과 함께한국체조의 양대기둥.
165㎝, 64㎏의 탄탄한 체격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점프를 자랑하는 여홍철은 국제체조연맹(FIG)으로부터 이름을 얻은 `여1(앞으로 한바퀴돈 뒤 두바퀴반 비틀어 착지)', `여2(옆으로 뛰어 뒤로 두바퀴반 공중돌고 착지하기)'를 스스로 개발해냈고이 기술은 이제 세계적인 선수들 상당수의 `필승기술'이 됐다.
하지만 그는 고질적인 약점인 착지불안을 극복하지 못해 애틀랜타를 비롯한 숱한 국제대회 정상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여홍철은 그동안 널리 알려진 두 기술을 대신할 신기술 `여3'을 개발하려 했지만 이영택감독의 충고를 받아들여 기존기술을 유지하며 착지를 가다듬는 것으로 금메달 전략을 수정, 끊임없는 착지훈련을 해왔다.
대부분 한국인들은 4년전 애틀랜타올림픽 뜀틀에서 2차시기 통한의 착지실수로금메달을 놓친 뒤 인터뷰도중 하염없이 흘리던 눈물로 여홍철을 기억한다.
그의 나이 29세.
체조선수로서 환갑을 한참 넘어선 여홍철에게 이번 시드니올림픽은 4년전 안타까움을 씻을 기회이며 선수인생의 마지막 도전이기도 하다.
지난달 체조선수출신의 부인 김은주씨와의 사이에서 딸(연주)을 낳아 아버지가된 여홍철은 시드니 금메달로 딸에게 최고의 백일선물을 한 뒤 명예롭게 은퇴, 오랜꿈인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학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jhch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