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를 맞아 온라인상의 저작권 침해개념을 규정할 의미있는 재판이 2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방법원에서 시작된다.
온라인 음악파일 MP3를 네티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인터넷 업체 ‘냅스터’에 대해 미국음반산업협회(RIAA)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시작되는 것이다.
RIAA는 냅스터가 음악작품에 대한 저작권 침해 행위를 조장해 음반업계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며냅스터에 대해 노래 한곡당 10만달러를 내놓으라는 소송을 지난해 12월제기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최근 RIAA와 냅스터간의 소송은 ‘넷(net)의 자유와 재산권의 대결’로 인터넷 시대를 맞아 진행중인 가장 상징적인 재판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재판은 인터넷이 지향하는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라는 가치와, 법적 근거가 없는 온라인상의 저작권 개념중 무엇이 우선하는지를 규명하려는 것으로 인터넷 시대의 새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는 중요한 시험대가 된다는 의미다.
▽냅스터란〓‘디지털 음악 혁명의 선구자인가 온라인 음악시장의 해적인가.’ 냅스터는 99년 3월 미국의 19세 젊은이 숀 패닝이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MP3 교환 소프트웨어를 가리킨다.
냅스터에 가입한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회원들이 갖고 있는 MP3 파일을 무료로 마음대로 교환할 수 있다. 냅스터는 회원들이 보유한 MP3 파일 목록을 만들어 제공하고 서로의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서버를 운영한다. MP3 재생기만 있으면 CD를 사지 않아도 원하는 노래의 MP3 파일을 냅스터 회원들의 컴퓨터에서 다운받아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
가입자가 1400만명에 이르고 교환이 가능한 노래가 50만곡. 미 대학생의 70%가 냅스터를 이용한다.
▽소송 전망〓11일 미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온라인 음악의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청문회에서 오린 해치 법사위원장은 “우리는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지만, 인터넷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유망한 기술을 저작권의 이름으로 괴롭힐 수는 없다”고 말해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RIAA는 송사가 진행되는 동안 냅스터의 웹사이트를 폐쇄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 웹사이트의 폐쇄여부는 26일 결정된다. 이에 대해 냅스터의 최고경영자 행크 배리는 “냅스터가 제공하는 디렉토리는 네티즌들이 온라인상에서 만나 공유하는 파일 목록에 불과하다”며 “냅스터는 음악을 직접 제공하는 게 아니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선 ‘프리넷’ ‘군텔라’ 등 냅스터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너무 많은데다 이를 불법으로 규정할 법적 근거가 없는 점에 비추어 양측이 협상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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