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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컨츄리 꼬꼬' 노래로 개그로 인기 상한가

입력 | 2000-07-17 18:39:00


16일 오후 SBS ‘생방송 인기가요’ 의 카메라 리허설을 앞둔 SBS 등촌동스튜디오 분장실.

김현정 이정현 ‘티티마’ 등 출연 가수들이 준비하느라 북새통인데 ‘컨츄리 꼬꼬’는 TV를 보며 배꼽을 잡는다. 분장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 신정환은 아예 분장을 하지 않고 탁재훈은 머리를 약간 손질하는 정도다.

“‘촌닭’이니까요. 히히. 농담이고요. 원래 생김새가 훤칠해 조명 잘 받아요.”(신정환)

패션도 아예 ‘헐렁 바지’+티셔츠로 70년대 아저씨 스타일이다. 역시 ‘촌닭’ 패션이라고.

그런데 이들은 ‘여름 댄스 시장’에서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6월초 나온 3집 ‘컨츄리 꼬꼬 03’ 판매가 40만장을 넘었다. 머릿곡 ‘오! 가니’는 TV나 음반 매장, 길거리 리어카에서 쉴새없이 터진다. 노랫말 중 ‘오!가니 가니’는 가요팬들이 별뜻없이 자주 흥얼거리는 한 대목. 가요는 이처럼 팬을 잡아채는 ‘훅(Hook)’부분이 있어야 뜬다.

‘컨츄리 꼬꼬’의 매력은 ‘개구장이 댄스’다. 이들의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웃음의 파노라마를 펼치는 것 같다. 이들은 마치 서너살 사내아이처럼 “장난치고 싶어 못살겠다”며 TV 가요와 오락프로를 종횡무진한다. SBS ‘멋진 만남’, MBC ‘목표달성 꼴치탈출’ 등 요즘 오락프로 PD들은 ‘컨츄리 꼬꼬’를 시청률 보증 수표로 부른다. 가수 중 이들과 맞먹을 만큼 끼를 발산하는 엔터테이너를 찾기 어렵다는 것.

‘컨츄리 꼬꼬’는 “인생은 밝고 활기차게 살아야 한다”며 “그래서 노래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 만들었고 TV에서 즐거운 느낌을 자연스럽게 풍기다보니 팬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이들의 ‘개구장이 이미지’는 치기같지만 어설프지 않다. 탁재훈이 30대 초반이고 신정환은 26세. TV 무대에 설라치면 출연대기 중인 후배들이 “형님”하며 꾸벅한다. 댄스그룹 중 나이로 치면 ‘클론’에 이어 두번째다.

“항상 즐겁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다보니 나이가 유머를 더 농익게 해요.”

이들은 ‘벼락스타’가 아니다. 탁재훈은 3장의 록음반을 냈으나 별로 부각되지 못했고 신정환은 ‘룰라’로 주목받던 도중 입대해야 했다. ‘컨츄리 꼬꼬’는 “가수에게는 치명적일수도 있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늘 낙천적인 생각을 가졌다”고 말한다.

‘컨츄리 꼬꼬’의 노래는 탁재훈의 록보컬과 신정환의 유머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 ‘오! 가니’에서 이들의 역할은 황금분할. 둘다 스스로 작곡할만큼 음악적 기량도 있다. 지난해 이들은 전국 순회 공연에서 음악을 ‘보고 듣는’ 재미를 펼쳐 거의 매진을 기록했다. 이들은 연말에 5억여원을 쏟아붓는 빅 콘서트를 펼칠 예정이다.

heo@donga.com